고양이 행동과 건강

고양이가 물그릇보다 컵이나 고인 물을 마시는 이유

모아록 2026. 8. 9. 19:05

고양이에게 깨끗한 물그릇을 준비해 두었는데도 엉뚱한 곳의 물을 찾아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이나 욕실 바닥의 물방울을 핥고, 집사가 마시던 컵에 얼굴을 넣기도 하지요.

 

까미도 물그릇 밖에서 발견한 물에 유난히 관심이 많습니다. 가족이 정수기 버튼을 누르면 어디선가 달려오고, 정수기가 놓인 장식장으로 올라가 받침대 위의 컵을 앞발로 건드려요. 식탁 위 컵에 물이 조금 남아 있으면 그 물을 마시려고 컵을 움직이다가 바닥으로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깨진 컵도 여러 개예요.

 

그래서 지금은 정수기 받침대에 컵을 둘 때 입구가 보이지 않도록 엎어 놓습니다. 식탁에는 까미가 마실 수 있도록 정수기 물을 가득 받아 두기도 해요. 냉장고에서 꺼낸 음료수병 표면에 맺힌 물방울을 핥고, 싱크대나 욕실 대야에 물이 고여 있으면 들어가 확인하기도 합니다. 같은 집에서 생활하는 겨울이는 이런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데, 두 고양이는 왜 이처럼 다른 물 취향을 보이는 걸까요?

 

평소와 다른 곳의 물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고양이는 주변 환경에 생긴 작은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립니다. 늘 같은 자리에 있는 물그릇보다 조금 전까지 없었던 컵이나 대야의 물, 새로 맺힌 물방울이 탐색할 대상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까미가 싱크대와 욕실 대야, 컵과 음료수병의 물방울에 두루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면 특정한 온도의 물만 찾는다기보다 평소 물그릇과 다른 곳에서 새롭게 발견한 물에 호기심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물을 바로 마시지 않고 냄새를 맡거나 앞발로 건드리기도 합니다. 물의 깊이와 표면을 확인하는 과정일 수 있지만, 까미처럼 컵 자체를 움직이다 떨어뜨릴 수도 있으므로 깨지는 용기는 주의해야 합니다.

 

정수기 소리와 새 물을 연결했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 정수기 버튼을 누를 때마다 물이 나오고 컵이 채워지는 일이 반복되면 고양이는 작동음과 물을 연결해서 기억할 수 있습니다. 정수기 소리를 듣고 달려오는 까미의 행동도 ‘저 소리가 나면 새 물이 생긴다’는 경험을 학습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어요.

 

정수기에서 물이 떨어지는 모습과 소리, 컵 표면에서 움직이는 물은 고양이의 시각과 청각을 자극합니다. 흐르는 물에 관심이 많은 고양이라면 고정된 물그릇보다 이런 순간에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정수기 물이 일반 물그릇의 물보다 반드시 맛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방금 받은 물의 온도와 냄새, 컵의 위치, 정수기 소리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컵의 높이와 물의 위치가 편할 수 있습니다

물그릇의 크기와 깊이, 재질, 놓인 위치에 따라 고양이의 선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부 고양이는 수염이 용기 가장자리에 자주 닿는 것을 불편해하고, 어떤 고양이는 고개를 깊게 숙이지 않아도 되는 높은 용기를 편하게 느낄 수 있어요.

 

그러나 컵은 입구가 좁은데도 까미가 좋아하므로 단순히 수염이 닿지 않아서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족이 사용하는 물건이라는 점과 식탁·정수기처럼 높은 장소, 막 받아 놓은 물이라는 조건이 까미에게 더 큰 관심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컵에 물이 조금만 남으면 얼굴을 깊이 넣기 어려워 앞발로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물을 가득 채워 두면 수면이 컵 입구에 가까워져 마시기 쉬워지고 물의 무게로 컵도 덜 움직일 수 있어요. 다만 가득 찬 유리컵도 강하게 밀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식탁 가장자리에서 멀리 놓아야 합니다.

 

고인 물을 마셔도 괜찮을까요?

깨끗한 용기에 잠시 담아 둔 정수기 물과 싱크대나 욕실에 남은 물은 구분해야 합니다. 싱크대에는 음식물과 기름, 주방세제 성분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걸레를 담갔던 물에는 세제와 바닥의 오염 물질이 섞일 수 있어요.

 

욕실 대야의 물도 비누나 샴푸, 욕실 세정제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양이가 마실 수 있는 물은 사람이 마셔도 안전한 깨끗한 물이어야 하므로, 까미가 접근하기 전에 싱크대와 대야의 물을 바로 버리고 물기를 닦는 것이 좋습니다.

 

세제를 사용한 싱크대와 대야는 충분히 헹구고, 청소용 물과 걸레는 고양이가 들어갈 수 없는 곳에 보관해 주세요. 고인 물을 마신 뒤 침을 많이 흘리거나 구토하고, 입 주변을 계속 핥는다면 세제 노출 가능성을 고려해 동물병원에 문의해야 합니다.

 

까미의 과거 생활이 영향을 주었을까요?

까미는 입양되기 전 엄마 고양이와 형제들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생활했습니다. 당시 일정한 물그릇보다 주변에서 마실 수 있는 물을 찾아야 했다면 지금의 행동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하지만 현재의 관찰만으로 시장 생활이 원인이라고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타고난 탐색 성향과 입양 후의 경험, 물그릇에 대한 취향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어린 시기에 구조된 겨울이가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구조 시기의 차이가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도 좋아하는 음식과 잠자리가 다르듯 물을 마시는 장소와 방식도 다를 수 있습니다. 까미는 새로운 물을 적극적으로 찾아 확인하는 편이고, 겨울이는 익숙한 급수 환경을 편하게 이용하는 개체 차이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고양이가 물그릇보다 컵이나 고인 물을 마시는 이유
고양이가 물그릇보다 컵이나 고인 물을 마시는 이유

 

까미에게 안전하게 물을 제공하는 방법

까미가 정수기 주변을 자주 찾는다면 그 장소와 가까운 곳에 전용 물그릇을 마련해 볼 수 있습니다. 넓고 바닥이 안정적인 도자기나 스테인리스 그릇을 사용하고, 미끄럼 방지 매트 위에 놓으면 밀리거나 넘어지는 것을 줄일 수 있어요.

 

여러 고양이를 키운다면 고양이 수만큼 물그릇을 마련하고 여분의 급수 장소를 하나 더 두는 방법도 좋습니다. 까미와 겨울이가 서로 방해받지 않고 각자 선호하는 곳에서 물을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은 매일 새로 갈고 그릇도 자주 씻어야 합니다. 세제 냄새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구고, 물그릇은 화장실이나 시끄러운 가전제품 옆을 피하는 것이 좋아요. 컵 형태를 선호한다면 유리컵 대신 바닥이 넓고 묵직하며 쉽게 깨지지 않는 용기를 선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물의 온도는 고양이마다 선호가 다릅니다. 실온의 물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고 약간 시원한 물을 잘 마시는 고양이도 있어요. 차가운 물이 무조건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얼음물을 일부러 마시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까미가 편하게 마시면서 음수량을 유지하는 온도가 기준입니다.

 

물 취향과 갈증 증가는 구분해야 합니다

까미가 오래전부터 컵과 물방울, 여러 장소의 물에 관심을 보여 왔고 음수량과 소변량에 큰 변화가 없다면 개별적인 물 취향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갑자기 물을 찾아다니는 횟수가 늘거나 물그릇이 빠르게 비고, 화장실의 소변 덩어리가 커졌다면 단순한 호기심으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체중 감소, 식욕 변화, 구토, 무기력함이 함께 나타나는지도 확인해야 해요.

 

갈증과 소변량 증가는 신장질환이나 당뇨병,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평소 마시는 정확한 양을 재기 어렵다면 물을 찾는 횟수와 물그릇의 감소량, 하루 소변 덩어리의 수와 크기를 기록해 두는 것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물그릇을 두고 컵의 물을 마셔도 괜찮나요?
컵과 물이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라면 마시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유리컵을 떨어뜨려 다칠 수 있으므로 안정적인 용기로 바꾸는 것이 좋아요.

 

Q. 욕실 대야의 수돗물을 조금 마셨다면 위험한가요?
깨끗한 대야에 막 받은 수돗물이라면 곧바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세제나 비누 성분이 섞였는지 알 수 없다면 마시지 못하도록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고인 물을 좋아하면 물그릇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요?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물그릇을 잘 이용하면서 새로운 물에도 관심을 보이는 고양이가 있어요. 용기와 위치를 몇 가지로 달리해 선호를 확인해 보세요.

 

Q. 겨울이는 그러지 않는데 까미만 그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 고양이의 탐색 성향과 학습 경험, 물과 용기에 대한 선호가 다를 수 있습니다. 겨울이가 깨끗한 물을 충분히 마시고 건강 상태가 정상이라면 까미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아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만 보이면 직접 확인하려는 까미 때문에 컵을 엎어 놓고 싱크대와 욕실 대야의 물을 바로 치우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까미의 행동을 무조건 못하게 하기보다 어떤 물과 용기를 선호하는지 살펴보고, 그 취향을 안전한 급수 환경으로 옮겨 주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물그릇보다 컵이나 고인 물을 마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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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고양이가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실 때 확인해야 할 음수량과 소변의 변화를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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