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까미와 겨울이는 창가에 모여 밖을 살핍니다. 집 앞 전봇대에 참새라도 앉는 날에는 두 녀석의 시선이 동시에 한곳에 멈춰요.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참새의 움직임을 따라가다가 입과 턱을 빠르게 떨며 “까까까” 하는 작은 소리를 냅니다.
가끔은 꼬리까지 부르르 떨기 때문에 온몸으로 참새에게 말을 거는 것처럼 보여요.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고양이가 왜 평소와 다른 소리를 내는지 궁금해집니다. 정말 새소리를 흉내 내는 것일까요?
새를 보며 내는 소리는 ‘채터링’입니다
고양이가 새나 곤충처럼 사냥하고 싶은 대상을 바라보며 입을 빠르게 움직이고 딱딱거리는 소리를 내는 행동을 일반적으로 ‘채터링(chattering)’이라고 합니다. 소리의 형태에 따라 채터, 처프, 트윗 등으로 구분하기도 해요.
룬드대학교의 고양이 발성 연구에서는 창밖의 새를 바라보는 고양이 세 마리에게서 257개의 소리를 수집해 채터, 처프, 트윗, 트위들 등으로 나누었습니다. 연구 대상이 세 마리뿐인 소규모 연구이므로 모든 고양이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고양이가 사냥감을 볼 때 생각보다 다양한 소리를 낸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어떤 고양이는 이빨이 부딪히는 듯한 소리를 내고, 어떤 고양이는 짧게 우는 소리를 함께 냅니다. 입만 빠르게 움직여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까미와 겨울이처럼 같은 참새를 보면서도 자세와 소리의 크기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사냥 본능이 깨어났다는 신호
배부르게 사료를 먹는 집고양이에게도 사냥 본능은 남아 있습니다. 창밖에서 작은 새가 빠르게 움직이면 고양이의 시선이 고정되고, 귀가 앞을 향하며, 몸의 중심이 낮아집니다. 금방이라도 뛰어들 것처럼 엉덩이를 움직이거나 꼬리 끝을 떨기도 하지요.
이때 나타나는 채터링은 사냥감에 대한 높은 관심과 흥분이 소리와 턱의 움직임으로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눈앞의 새를 따라 시선을 빠르게 옮기면서 몸은 실내에 머물러야 하므로, 강한 집중과 행동 욕구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진 속에서도 겨울이는 창문 가까이 서서 몸을 앞으로 내밀고 꼬리를 길게 뻗은 채 바깥을 바라봅니다. 까미는 뒤쪽에서 몸을 낮추고 같은 방향을 지켜보고 있어요. 두 녀석이 표현하는 자세는 다르지만 시선은 전봇대의 참새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잡을 수 없어서 답답한 걸까요?
고양이가 새를 보며 소리 내는 이유로 흔히 제시되는 설명 중 하나는 ‘사냥감을 잡을 수 없어서 느끼는 좌절’입니다. 참새는 눈앞에 있지만 창문이나 방충망 때문에 접근할 수 없으니 흥분과 답답함이 함께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채터링이 반드시 부정적인 좌절만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냥감을 발견한 기대감과 흥분이 강하게 표현된 것일 수도 있어요. 현재까지 집고양이의 채터링 원인을 직접 확인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으므로, 한 가지 감정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새가 사라진 뒤 고양이가 곧 평소 상태로 돌아오고, 식사와 놀이에도 정상적으로 반응한다면 자연스러운 사냥 관련 행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랫동안 창가를 떠나지 못하고 예민해지거나 다른 고양이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장난감 놀이로 관심을 전환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새소리를 흉내 내는 걸까요?
까미와 겨울이가 참새를 보며 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새와 대화하거나 참새 소리를 흉내 내는 것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고양잇과 동물이 먹잇감의 소리를 모방한다는 흥미로운 관찰 사례도 있습니다.
2009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남아메리카에 사는 소형 야생 고양잇과 동물인 마게이가 새끼 원숭이의 울음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며 원숭이 무리에 접근하는 모습이 보고됐습니다. 연구진은 먹잇감을 유인하기 위한 사냥 전략일 가능성을 제시했어요.
다만 이것은 야생 마게이에게서 관찰된 사례이며, 집고양이가 창밖의 새를 보며 내는 채터링이 같은 목적이라고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고양이는 새를 속이기 위해 새소리를 흉내 낸다”라고 단정하기보다, 일부 고양잇과 동물에게 먹잇감의 소리를 모방하는 듯한 행동이 관찰됐지만 집고양이의 채터링과 직접 연결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새를 보며 꼬리를 부르르 떠는 이유
고양이의 꼬리는 현재의 감정과 집중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새를 응시하면서 꼬리 끝을 가볍게 떨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행동은 사냥감에 대한 높은 집중과 흥분이 몸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다만 꼬리를 떠는 행동은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집사에게 다가오면서 꼬리를 곧게 세우고 부르르 떠는 행동은 반가움이나 기대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벽이나 가구를 향해 뒷부분을 대고 꼬리를 세운 채 떨면서 소변을 뿌린다면 영역 표시 행동일 가능성이 있어요.
까미와 겨울이처럼 참새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몸을 앞으로 기울인 상태에서 꼬리를 떠는 것은 영역 표시보다는 사냥감에 대한 집중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꼬리 하나만 보지 말고 시선과 귀, 몸의 방향을 함께 살펴야 의미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창밖 구경은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에게 창밖의 움직임과 소리는 풍부한 감각 자극을 제공합니다. 새와 나뭇잎,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하면서 무료함을 줄일 수 있어요. 고양이가 편안하게 앉아 밖을 볼 수 있도록 창가에 캣타워나 안전한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창문과 방충망의 안전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고양이가 새를 보고 갑자기 몸을 날리면 약한 방충망이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문을 열어 둘 때는 고양이가 밀거나 틈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안전망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새를 본 뒤에도 흥분이 오래 이어진다면 낚싯대 장난감으로 쫓고 잡는 놀이를 짧게 해 주세요. 마지막에는 장난감을 잡게 한 뒤 소량의 간식이나 식사로 마무리하면 사냥 행동의 흐름을 안전하게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가 부른데도 새를 사냥하려고 하나요?
네. 사냥 행동은 배고픔에만 의해 나타나지 않습니다. 충분히 먹은 고양이도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대상을 보면 본능적으로 추적하고 집중할 수 있습니다.
Q. 채터링할 때 이를 다칠 수 있나요?
짧게 입과 턱을 움직이는 일반적인 채터링은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새가 없는 상황에서도 턱을 계속 떨거나 침을 흘리고, 입 냄새와 식욕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치아나 구강 통증을 확인해야 합니다.
Q. 새를 잡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요?
잠깐 채터링한 뒤 평소 행동으로 돌아온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흥분이 오래 지속되거나 창가에서 다른 고양이를 공격한다면 커튼으로 시야를 잠시 가리고 놀이로 관심을 돌려 주세요.
Q. 꼬리를 떠는 것은 소변 스프레이 행동인가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새를 보며 꼬리 끝을 떨거나 집사에게 꼬리를 세우고 다가오며 떠는 행동과, 수직면을 향해 소변을 분사하는 행동은 주변 자세와 상황이 다릅니다.

아침마다 참새를 바라보며 입과 꼬리를 떠는 까미와 겨울이의 모습은 실내에서도 사냥 본능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 소리가 정말 새를 흉내 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두 녀석이 같은 대상을 각자의 자세와 소리로 관찰하는 순간만큼은 집사에게도 흥미로운 아침 풍경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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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고양이가 꼬리 끝만 살랑거리거나 바닥을 탁탁 치는 이유와 꼬리 움직임에 담긴 감정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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